2024년 8월 6일, 팔레스타인 액션이라는 단체에 소속된 6명의 활동가들이 엘빗 시스템즈의 공장 시설에 들어갔다. 엘빗 시스템즈는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국제적 군수기업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엘빗 시스템즈는 연구 목적이라는 핑계 아래 브리스톨 필턴 지역에서 본 시설을 운영하고 있었다. 활동가들은 쿼드콥터 드론이라고 불리는, 실제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데 쓰이는 저격용 드론을 파괴하고 이 창고가 사실은 무기 수출을 위해 보관되는 시설이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후 6명의 활동가들과 이들과 연루되어 있다고 판단된 18명의 사람들이 체포되면서 이들은 Filton24라는 이름으로 묶이게 된다.¹
영국 정부는 이들의 직접행동²을 사실상 테러로 간주하여 대응하고 있다. 활동가들은 대테러부대에 의해 체포당하며, 수감 및 처우에서 테러리스트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이들과 연대하는 연대자들 역시 테러리스트 동조자 혐의로 체포당했다.
회사 소유의 시설에 침입해 물건을 파괴하고 손상을 끼친 행위는 분명 형법적인 범죄일 것이다. 누군가는 이들의 행동을 대의를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급진적이고 과격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지점이 있다. 그 회사의 '사적 재산'이 무기일 때, 그리고 이 무기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학살하는 데 쓰일 것이 틀림없을 때, 그것을 막기 위한 행위를 우리는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 있는가? 팔레스타인 액션의 직접행동은 영국 국내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는 현재 어떠한 국제법상의 제재 없이, 오히려 독일과 미국을 비롯한 수많은 국가들의 뒷받침을 받아가며 이루어진다. 어쩌면 팔레스타인 액션 활동가들의 직접행동은 이러한 부정의 속에서 바라보아야 올바르게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부정의와 불균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많은 활동가와 연대자들이 기꺼이 "나는 팔레스타인 액션을 지지한다"는 슬로건을 들고 체포당하기를 택하는 것이다.
이것을 그저 머나먼 영국의 일만으로 볼 수는 없다. 한국화약의 방위산업체인 한화시스템은 이 팔레스타인 액션이 목표로 했던 바로 그 '엘빗 시스템즈'와 상호기술협력 및 수출 기회 모색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한화는 엘빗시스템즈가 '주요 파트너'라고 칭하는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한화에서 생산하고 연구하는 방산 관련 기술은 엘빗시스템즈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이 연구 결과는 팔레스타인이라는 학살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사용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손 역시 깨끗하다고,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살과 죽음이 우리와 무관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액션에서는 필턴25의 행동이 "드론으로 인해 살해될 팔레스타인의 민간인과 어린이들을 살리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그것은 자신의 국가가, 지역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학살에 협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지금의 전쟁과 죽음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은 이상, 우리 역시도 이 문제를 계속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¹ 이후 브라이즈 노턴 지역의 왕립공군기지에 침입했던 팔레스타인 액션 소속 활동가가 이 사건에도 연루되면서 Filton25로 변경된다.
² Direct Action. 정부의 특정 법안이나 행위를 막거나, 특정 목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목적으로 법이나 제도 등을 통하지 않고 벌이는 행동을 의미한다. 폭력과 비폭력이 직접행동을 가르는 기준은 아니며, 다양한 방식의 전략이 이 안에 속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 액션 역시 직접행동을 위주로 하는 단체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