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오전, 이재명 대통령이 100분간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 보도는 지지율 하락과 연임, 검찰개혁 언급에 집중했다. 에펨코리아 정치/시사 게시판이 집중한 대목은 달랐다.
이 게시판에서 회견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전면 비판으로 수렴했다. 그날 추천 100을 넘긴 글 가운데 회견을 옹호하는 글은 확인되지 않았다. 제목만 옹호인 글은 있었다. 회견 시작 전에 올라온 "이재명 기자회견 나름 좋았던 것 같음"(추천 150)은 조롱글이었다. 대통령이 여든 나이에 출소 회견을 하는 미래를 상정했다. 댓글이 이를 확인해 준다. "미래에서 오셨누 ㅋㅋㅋㅋ"
반응은 두 갈래로 굵게 갈렸다.
회견이 진행 중이던 오전 10시 47분, SBS 생중계 자막 "모두 친문·친노·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를 캡처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한 줄을 덧붙였다.
"대국민 기자회견 맞습니다 전당대회 아니구요"
조회 5만 6천으로 그날 가장 넓게 읽힌 글이다. 댓글에서 곧바로 "이게 민주당 전당대회냐 / 대통령 기자회견이냐?", "전당대회임?", "전당대회인줄 ㅋㅋ"가 서로 다른 이용자에게서 잇따랐다. 나란히 "민주당 예배시간"이 69추천으로 올라섰고, "대부흥회", "민주당 야유회" 같은 변형이 뒤를 이었다.
조롱의 과녁은 회견의 목적이었다. 형식은 대국민 회견인데 말을 건넨 상대는 기존 강성 지지층이었다는 것이다.
이 표현들은 오후 내내, 다른 사람이 쓴 다른 글에서 계속 나타났다. 오후 2시 58분 글에는 "민주당 전당대회입니다"가, 4시 36분 글에는 "부흥회하는데 신도들이 감격하는건 당연한 일"이 달렸다.
더 크게 이야기 된 쪽은 책임 소재였다. 집값과 레버리지 ETF, 서로 다른 두 사안이 한 덩어리로 묶였다.
정오 무렵 올라온 요약글(추천 238)이 그 결합을 압축해 보여준다.
"부동산 오른거? 윤석열 오세훈때문이야"
"삼전닉스 레버리지etf? 난 몰라"
집값 상승을 전 정권과 서울시장 탓으로 돌린 대목에서 추천이 크게 몰렸다. "부동산을 오세훈 두창이 탓하는 순간 끝난거지 / 기조 안바꾼다는 소리니까"(24추천)처럼, 감정적 반발이라기보다 정책 전환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가깝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경위를 묻는 질문에 나온 "누군가는 결정했겠죠"라는 답변이 결정적이었다. 이 기사를 옮긴 글에는 그날 가장 많은 39개의 댓글이 달렸고, 수집분 전체에서 추천이 가장 높은 댓글이 여기서 나왔다.
"최종서류 결재 사인은 했는데 책임은 없다 이거 비슷한거 대장동에서 본거 같은데 (90추천)"
"대장동처럼", "너 뭐 대통령 아니었어요?", "책임지겠다고 해서 당선된 거 아니야?"가 뒤를 따랐다. 책임을 가르는 기준 자체를 문제 삼는 말도 있었다.
"아무 상관 없는 삼전 상승은 숟가락 올리더니 정작 지책임 영역은 나몰라 시전."
집과 주식, 청년들이 직접 걸린 두 사안에서 모두 내 소관은 아니라고 답했다는 평가다.
끝으로 펨코에서는 회견 내용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 지지 진영의 반응을 살폈다. 회견이 끝난 직후인 오전 11시 8분, 진보 성향 커뮤니티가 회견에 실망했다는 캡처글이 올라와 조회 4만 5천을 기록했다. 같은 형식이 오후까지 이어졌다.
"반명까거나 이재명빠는글들 격추당함"
"오세훈한테 졋다"
"하야해라 탄핵해라 죄다 이딴글만 올라오고있는데 집토끼잡으려고 한 기자회견 대실패 맞는듯"
지지층 게시판에서 옹호 글이 밀리고 하야와 탄핵 요구가 올라온다는 관찰이다. 회견이 겨냥한 집토끼조차 설득하지 못했으니 실패라는 것이다. 펨코에서는 자신들의 판단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보 커뮤니티 중에서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게시글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리포트는 범진보 커뮤니티를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로 기자회견의 효과로 기존 지지층 결집이 이뤄졌는지 여부는 판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