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2016년 페미니즘 리부트와 2018년 미투운동의 무대가 되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본진 중 하나이기도 하다. 페미니즘 리부트 이전에는 희망버스를 비롯한 연대의 무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트위터에서 또 다른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은 '여성 우선'을 외치며 박근혜 복권을 외치고 나경원과 배현진을 찬양하는 계정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을 보며 당혹감을 느꼈다. 지금도 페미니스트 또는 여성이라고 주장하면서 계엄을 옹호하거나 '좌파' 계정을 조롱하거나, 또는 민주당에 대한 비토를 주장하는 행동을 하는 일군의 집단이 존재한다. 한국에서 트위터는 리버럴하고 좌파적인 성향이 강한 SNS이다. 서브컬처 애호가, 페미니스트, 예술인 등이 많은 여성 집단에서는 다욱 그렇다. 그런데 이 우파적인 계정들은 어디에서 와서, 왜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이번 커뮤니티 리포트에서는 트위터, 그 중에서도 여성 이용자들 사이에 침투한 극우 클러스터를 소개한다. 이 분류는 임의적이고, 오랫동안 트위터를 이용한 사람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이루어지는 분류와 라벨링을 그대로 활용했다. 이 클러스터에 속한 사람들이 전부 극우라는 뜻은 아니다. 또 휘발성이 강한 트위터 특성상 조직적 개입에 대한 증거를 찾기도 어렵다. 개인은 각자의 생각과 이해관계, 동조압력 등 다양한 이유에 따라 행동하고 발화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 혹은 어떤 집단이 목적을 가지고 오랫동안 리버럴하고 좌파적 공간이라고 여겨젔던 트위터에 극우적 담론을 침투시키려고 한다면 유의해서 보아야 할 문제다.
이번 커뮤니티 리포트에서 소개할 첫 번째 집단은 자신이 우파임을 전혀 숨기지 않는 계정들이다. 이들을 편의상 '우파' 계정들이라고 하겠다. 이들은 프로필 이미지나 계정 자기소개('바이오'라고도 한다)를 통해 자신이 우파 내지 김문수, 국민의힘 지지자임을 드러낸다. 탄핵 시기에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프로필 사진에 빨간색 머리띠 아이콘을 추가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우파 계정들은 좌파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같은 모양의 파란색 머리띠 아이콘을 활용한다. 이재명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들은 반공주의, 종북몰이 같은 전통적 극우 수사를 사용하며, 국민의힘과 극우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또 이름이 알려진 진보적인 이용자에 대한 사이버불링을 하기도 한다.
두 번째 집단은 자칭 페미니스트 집단이다. 이들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지만 보편적 여성의 권리 증진에 대한 트윗보다는 남자 욕, 극우 여성 정치인에 대한 찬양, 기혼 여성이나 남성과 연애중인 여성에 대한 비난 트윗을 주로 한다. 여성 정체성을 경유하여 북한, 중국, 이슬람권 등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아니고 여성인권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곳을 비난하고, 이들에 대해 충분히 비난하지 않는 좌파들이 이중적이고 여성혐오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들에 대한 비판을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과 혼용하지 않는 것, 그리고 이들의 행동과 페미니스트의 행동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페미니스트 역시 사회적 특권집단으로서 남성의 행동에 대해 화를 내고 욕할 수 있고 여성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주장할 수 있고(여성의당을 지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혼제도에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극우 클러스터로서의 자칭 페미니스트들은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맥락에서 분리해 탈취해서 극우적, 신자유주의적으로 전용한다. 또 모든 문제를 개인화시켜 성차별의 문제 역시 여성 개인의 문제로 몰아간다. 독박육아나 남편의 폭력으로 위기를 겪는 여성에게 정신 못 차리고 결혼을 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겪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식이다.
세 번째 집단은 '작전계'라고 불리는 계정들로, 셋 중 실체를 파악하기 가장 어려운 집단이다. 오래된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들이 하나의 클러스터로서 실체를 가지고 있고 심지어 배후세력도 있다는 강한 심증을 가지고 있지만 증명할 방법은 없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트위터 이용자라면 오랜 시간동은 트윗을 하는 과정에서 으레 생기기 마련인 페르소나(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나 어떤 내적 일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등이 종합되어 형성되는 계정 자체의 인격)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트위터에서는 주기적으로 자신의 프로필 사진, 프로필 배경사진, 닉네임, 아이디, 자기소개가 무슨 뜻이며 왜 그것을 선택했는지 설명하는 플로우가 돈다. 그만큼 '계정 꾸미기'에 진심이라는 뜻이다. 계정이 곧 계정 운영자의 인격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전계의 경우 계정을 구성하는 요소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성의가 없다. 또 대체로 2024년 이후에 가입한 새 계정인 경우가 많다. 탄핵 정국 때 오래된 트위터 유저들이 작전계에 대한 경고와 논의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어떤 특성을 가진 계정이 작전계라고 분석하는 것 역시 이들에게 아이디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 주장에 동의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작전계의 특징을 길게 다루지는 않았다. 다만 트위터를 오래 한 사람들끼리 어느 정도의 일관된 상을 가지고 토론할 수 있을 만큼 뚜렷한 패턴이 있다는 것만 밝혀둔다. 이들은 한 시간에 한 번이나 두 시간에 한 번 같이 정해진 주기에 따라 트윗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때때로 이슈가 있을 때 서로 인용하면서 이슈를 증폭시키거나 극우적 이슈를 띄우기도 한다. 이전 리포트('다문화는 해롭다')에서 다룬 한국이 다문화사회가 되는 것이 문제라는 주장을 한 계정과 다문화는 안좋은 것인데 학교에서 좋은 거라고 세뇌하는 것이라는 인용을 단 계정, 그리고 원글과 인용의 인용에서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남긴 계정 중 많은 수가 작전계였다.
작전계는 앞의 두 집단과 겹치기도 한다. 작전계의 특성을 가지면서 남자 욕하는 트윗만 올리다가 미프진 도입 등 특정한 이슈가 터지면 남자들이 이제 미프진 있으니까 안에 싸도 된다고 할텐데 미프진 도입은 좋은 일이 아니다, 비혼비섹스 하면 임신할 일이 없는데 미프진이 왜 필요하냐는 트윗을 올리는 식이다. 실제로 미프진 도입 뉴스가 나왔을 때 세 집단은 한 목소리로 미프진 도입은 좋은 일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며, 집단 사이에 큰 논리적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은 이 세 집단이 강력하게든 느슨하게든 엮여 있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거나, 심지어 인적, 사상적으로 동질화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