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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주차 커뮤니티 리포트] 방플에서 시작해 국민성 비난으로 이어진 일주일

베트남 선수의 방플 의혹이 피해 스트리머를 겨냥한 좌표찍기와 성적 모욕, 살해 협박으로 번졌다. 에펨코리아·디시인사이드·루리웹에서는 일주일 사이 이 사건이 양국의 국민성을 서로 비난하는 혐오로까지 커졌다.

9월 중순 배틀그라운드 대회에서 베트남 선수 두 명이 상대 방송 화면을 보고 플레이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엄폐물 뒤에 있어 보이지 않는 스트리머의 위치를 정확히 지목한 장면이었다. 한국 팀은 이튿날 경기를 보이콧했고 후원사도 등을 돌렸다.

베트남 쪽에서 돌아온 것은 해명이 아니었다. 문제를 제기한 한국 스트리머가 표적이 됐다. 그 스트리머도 방플을 했다는 역의혹이 나왔고 방송 화면이 AI로 조작돼 유포됐다. 에임봇을 썼다는 주장이 뒤따랐고 물을 마시는 장면까지 분석됐다. 성적인 모욕이 쏟아졌고 합성물이 만들어졌다. 대회에 나가지도 않은 같은 소속사 스트리머들에게도 한국인이 베트남에 오면 죽이겠다는 협박 메시지가 갔다. 표적이 된 스트리머는 방송을 멈췄다.

운영사 크래프톤은 9월 23일 두 선수의 계정을 영구 제재하고 사과문을 냈다. 사과문은 "허위 사실 유포, 조롱 및 불법 합성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언론도 같은 날부터 일제히 보도했다. 사건은 여기서 끝났다. 한국 커뮤니티가 크게 달아오른 것은 그 다음이다.

9월 25일 낮, 에펨코리아에 작년 같은 대회 방송의 자막을 추출해 번역한 글이 올라왔다. 상대 팀이 경기 중 나눈 대화가 시각과 함께 적혀 있었다.

"금지이긴 한데 우리가 그냥 방플하면 그만이지"

이 글에 대한민국 게이머들의 분노가 모였다. 상대측이 계속 해 온 "원래 해온건데 왜 이제 지X이냐던데"라는 반론이 이 자료 앞에서 상습성의 자백으로 뒤집혔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이 게시판의 언어는 방플과 밴과 상금이었다.

같은 날 밤, 그날 열린 아시안게임 축구 한국-베트남 8강전이 있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의 제목은 반어적인 농담의 의미로 "히마스랑 탄부 영구 벤은 너무 했네"였다. 본문은 한 줄이다.

"4골차로 패배하는 방플의 나라!!!"

이 글에서 가장 큰 호응을 받은 댓글은 방플도 징계도 아니었다. 베트남 사람의 이름을 나열해 그 소리를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아홉 시간 사이에 게시판의 언어는 혐오로 바뀌었다.

사흘 뒤 루리웹 유머 게시판에는 베트남을 제목에 단 글이 종일 올라왔다. 그날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글은 배그와 무관했다. 베트남이 군사적으로 어느 편에 서고 있는지를 다뤘다. 그 뒤로 외교적 고립, 공산당 정책, 세관 부패, 위안부 문제가 이어졌다. 정작 사건을 다룬 글들은 그 아래에 있었다.

반론이 없지는 않았다. 9월 28일 디시인사이드 배틀그라운드 갤러리에 글이 올라왔다.

"방플한 프로게이머 하나 욕하는 건 이해한다. 그 사람 잘못한 거면 그 사람 욕하면 되는 거지."

글쓴이는 댓글로 한 번 더 정리했다. "근본적인 원인은 방플한 베트남 프로선수+대응 이상하게한 펍지인데 왜 베트남 전체를 싸잡아서 욕하냐는 이야기임".

달린 댓글 가운데 동의는 없었다. 돌아온 말은 "모르면 지나가자"였다. 에펨코리아에서는 축구 결과를 끌어오는 게 과하다는 댓글이 비추천으로 눌렸다. 디시에서는 반론자를 '튀기'라고 지목하며 조롱했다. 같은 갤러리에서 "이시점에서 크래프톤이 잘못아니냐 하는 새끼들은 튀기임"이 호응을 얻었다. 운영사에 책임을 묻는 의견까지 베트남계라는 혐오로 처리된 것이다.

이 일주일 동안 회로가 한 바퀴 돌았다. 저쪽의 공격이 이쪽의 확신을 굳혔고, 굳어진 확신이 건너가 저쪽의 확신을 다시 굳혔다. 김성회가 사건을 다룬 영상에 베트남어 제목을 달자 베트남 유튜버가 저격 영상으로 받았고 김성회는 다시 반박 영상을 올렸다. 회로가 한 번 돌 때마다 양쪽에서 확신이 강해졌다.

두 혐오의 무게는 다르다. 먼저 건너온 것은 한 사람을 겨냥한 좌표찍기와 성적 모욕, 딥페이크 합성물, 그리고 살해 협박이었다. 피해자는 방송을 이어가지 못했다. 양쪽 모두 상대의 국민성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그 다음이다. 베트남의 유명 해설자는 한국을 "기회주의적인 사고방식과 우월주의 문화"로 규정했고, 이쪽 게시판은 베트남 사람의 이름과 언어를 조롱했다.

21세기의 민족주의는 이런 방식으로도 만들어진다. 국가가 동원하지 않아도 되고 정치인이 부추기지 않아도 된다. 게임 대회의 부정행위라는 이벤트 하나면 충분하다. 베트남에서 건너온 혐오가 이쪽의 혐오를 정당화하고, 그 정당화가 다시 건너가 처음의 혐오를 키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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